게임/게임 분석

백 일흔 다섯 번째 게임 분석 : 클레어 옵스퀴르: 33 원정대(Clair Obscur: Expedition 33)

벅구 2025. 5. 6. 19:32

1. 게임소개

2025년 4월 24일 출시한 샌드폴 인터랙티브 개발, Kepler Interactive 유통의 턴제 소울라이크 RPG

 

2. 지원 플랫폼

PC(Windows), 콘솔(PS5, XS X|S)

 

3. 과금 요소

스팀 기준 54,800원

 

4. 특징

"서른 줄 어른이들의 시한부 타임어택 스토리"

프랑스에서 날아온 따끈따끈한 신작 게임입니다.
그 때문인지 게임 안에서 프랑스의 향이 물씬 느껴집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샌드폴 인터랙티브라는 게임사의 첫 작품이며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AAA급 작품을 출시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중요한 건 "프랑스", "첫 작품"과 같은 키워드가 아닌
게임의 핵심인 "턴제 소울라이크"라는 정말 기괴한 조합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천천히 고민하고, 한턴 한턴 어떤 명령을 내릴까를 생각하는
말 그대로 "피지컬"보다는 "전략"에 집중한 턴제라는 게임 시스템과

강력한 적의 공격을 회피하거나, 정확한 타이밍에 막아 패링을 유도하는
말 그대로 "전략"보다는 "피지컬"에 집중한 소울라이크라는 시스템의 조합이라니?!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 경계를 오묘하게 비틀어 조합한 것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그러한 부분이 바로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과연 이번 작품의 특징들은 어떤 매력을 보여주고 있을까요?
조금 더 디테일하게 뜯어보며 이번 작품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투 : "타이밍"을 통해 구현한 소울라이크의 매콤한 맛

턴제 전투에 소울라이크의 매콤함을 더했다.

전투의 기본 진행은 턴제 게임의 틀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는 속도에 따라 턴을 받고, 공격 또는 기술을 선택하며, 공격을 진행하는
정말 말 그대로의 턴제 게임의 전투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투의 진행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UI와 캐릭터 구도 등은
"페르소나 시리즈"를 레퍼런스 삼아 제작한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이러한 전통적인 턴제의 맛에 "타이밍"이란 시스템을 섞어
소울라이크에서 느낄 수 있었던 쫄깃한 맛과 전투의 속도감을 만들어냈다.

우선 공격 진행 중 "스킬 사용" 부분에서 타이밍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보유한 AP를 사용하여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모든 스킬은 단순히 사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커맨드 입력"을 진행해야 한다.

물론 커맨드 입력이라는 것이 대전격투게임의 커맨드처럼 특수한 조합이 아닌
스킬을 온전히 사용하기 위해 입력하는 추가 입력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다.

각 커맨드는 스킬마다 고유의 타이밍이 존재하고,
그 타이밍에 맞추어 버튼을 정확하게 입력하는 것이 원칙이며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면 스킬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입력해야 하는 버튼은 하나의 버튼(PC 기준 스페이스바)이며
짧게는 한 번, 많게는 두세 번 만 입력하면 되는 형태로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한 마디로 스킬을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면 점점 더 완벽한 스킬 사용을 할 수 있는
공격 부분의 타이밍은 "반복 사용을 통한 숙련도의 차이"를 만드는 형태이다.

두 번째로 방어 진행 중 확인할 수 있는 타이밍의 요소는 "회피"와 "쳐내기"가 존재한다.

두 시스템 모두 타이밍을 맞추어 적의 공격을 피한다는 개념은 동일하지만,
수행 난이도에 따라 각각의 행동을 구분된 것이 방어 진행의 기본이다.

회피의 경우 회피와 완전회피로 조금 더 넉넉한 판정을 보유한 방어이고
쳐내기의 경우에는 정확한 타이밍으로 진행해야지만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쳐내기의 경우 플레이어의 전투에 도움을 주는 가산점이 존재하는데
쳐내기에 성공했을 때 1점의 AP와 카운터를 통해 데미지를 누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어 시스템은 전투 진행의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아닌,
높은 공격력을 보유한 적들의 공격은 피하지 못한 경우 큰 데미지가 들어오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있어 적의 공격은 반드시 피하거나 쳐내야 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회피를 통해 몬스터의 패턴을 파악하고 타이밍을 익히며
이후 쳐내기를 통해 전투를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어 부분의 타이밍은 "패턴 파악을 통한 전투 숙련도의 차이"를 만드는 형태이다.

이처럼 타이밍을 통한 반복 숙련이라는 턴제 작품에서 볼 수 있던 독특한 시스템을 통해
전투의 속도감과 더불어 소울류 장르에서 느낄 수 있던 쫄깃함을 만들어 낸 것이 특징 중의 특징

정확한 타이밍에 쳐내기에 성공한 모습. 어려운 만큼 반격에는 카운터라는 메리트가 존재한다.

 

2. 캐릭터 : 턴제 방식에 따른 "선택과 집중" 성장 시스템

이번 작품의 핵심이 되는 전투 파트에 소울류의 향기가 섞였다고는 하나
결국 이번 작품은 턴제 게임이라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있는 시스템이다.

우선 이번 작품의 성장 시스템을 가볍게 살펴보면...

각각의 캐릭터는 레벨이 존재하며, 전투 승리 시 일정량의 경험치를 획득하며
레벨업마다 3점의 자유 포인트가 주어지는 성장형 시스템을 기본으로 진행된다.

자유 포인트는 캐릭터의 5개의 스테이터스 중 하나에 자유롭게 분배할 수 있으며
스텟을 분배할 때마다 연관된 능력치가 상승하는 직관적인 성장 시스템을 보여준다.

하지만 각 캐릭터의 플레이 방향성을 살리는 건 스테이터스의 분배가 아닌
이번 작품의 성장 시스템 중 "픽토스"와 "루미나"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선 픽토스는 각 캐릭터마다 3종류씩 장착할 수 있으며 퍽 형태의 시스템으로
모든 픽토스는 전투 또는 필드에서 획득하거나, 상인에게 구매할 수 있다.

각각의 픽토스는 장착 시 캐릭터에게 해당 픽토스에 기재된 스테이터스를 부여하며
스테이터스의 이점 이외에도 각 픽토스 별 "부가 효과"를 보유하고 있다.

픽토스의 부가 효과는 전투 진행 상황에 메리트를 주는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으며
캐릭터가 해당 픽토스를 장착하고 있는 동안 그 효과를 전수받는 형태이다.

이후 해당 픽토스를 장착한 상태로 4회의 전투를 치르게 되면 해당 픽토스는 루미나가 생성되는데
루미나는 해당 픽토스의 부가 효과만을 캐릭터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개념이다.
당연하게도 루미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루미나 포인트를 소비해야 하며
부가 효과의 강력한 정도에 따라 소모되는 포인트의 양 역시 증가한다.

은 스테이터스이지만 낮은 루미나 포인트의 픽토스를 장착할 것인지,
낮은 스테이터스이지만 높은 루미나 포인트의 픽토스를 장착할 것인지,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육성, 전투 방향성을 고려하여 장착하도록 설계하였다.

앞서 말한 이러한 시스템들이 이번 작품이 결국 턴제에 기반한 작품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전투에 배치한 각 캐릭터에게 "명확한 목적"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스테이터스를 골고루 찍어 초인을 만드는 소울류와 달리
턴제 게임에서는 특정 스테이터스, 특정 스킬에 집중한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해당 캐릭터를 특정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만들어야 한다.

픽토스를 통해 해당 캐릭터의 스테이터스에 우선 집중하고,
루미나를 통해 부가적인 효과를 부여하여 전투에 추가적인 이점을 주는
말 그대로 "각 캐릭터의 역할군에 충실한"이라는 명제에 부합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결국 근본은 무한한 성장이 불가능한 턴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고
오히려 부족함을 통해 조합과 성장이라는 턴제 장르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특징.

픽토스를 장착하고 제한된 자원인 루미나를 어떻게 사용할 지 선택하는 건 오로지 본인의 몫이다.

 

이번 작품을 요약하자면 "고급스럽게 만든 라따뚜이"라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프랑스 가정식으로 누구에게나 익숙한 그 요리가
모자 속 작은 요리사의 손길이 더해져 기똥찬 완성도를 보이는
익숙하지만 독특하고, 그 독특함 속에 본인들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느낌입니다.

턴제 장르, 그것도 JRPG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JRPG 장르에 소울라이크라는 킥을 정말 맛있게 섞어 표현한
익숙함 속에 숨겨진 독특함은 정말 처음 느껴보는 장르처럼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독특함에 속아 불편한 부분들을 치워둘 순 없겠죠?
이번 작품은 정말 맛있게 잘 짜인 작품이긴 하지만 단점 역시 존재합니다.
과연 어떤 부분에서 이번 작품의 장점과 단점을 확인할 수 있는지 살펴보며
33 원정대를 조금 더 깊게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특정 나이가 되면 죽는 세상을 바꾸기 위한 33살 원정대의 좌충우돌 모험기입니다!!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너는 33살 되면 죽는다니까?!

 

5. 장점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
플레이어들이 모험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게임 시작 시 명확하게 이해시켜 주며
극이 점점 진행되며 드러나는 스토리의 디테일과 세계관, 그리고 반전은 일품

높은 완성도의 인 게임 연출
전투씬의 구도와 액션에서 느껴지는 호쾌한 연출 역시 훌륭하지만
게임 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컷씬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다.

최적화
요 근래 보기 힘든 정말 정말 깔끔한 게임 플레이 최적화.
컷신과 게임의 연결이 부드럽고,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에 버벅거림이 없다.
30명 규모의 게임 회사에서 이 정도 퀄리티로 출시된 것이 놀라울 따름

 

6. 단점

턴제 작품들의 나쁜 버릇
본인들의 세계관을 플레이어도 당연히 알 것이라 상정하는 나쁜 버릇이 나왔다.
스토리가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세계관과 단어들은 결국 이해는 되지만...
맨 처음 게임을 플레이하고 유저들은 그게 뭔데?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결국엔 패링으로 귀결되는 방어 시스템
패링에는 성공 시 메리트가 존재하지만 회피에는 전혀 그런 게 없다.
높은 난도의 보스는 결국 패링 성공을 통한 카운터와 AP의 획득이 점점 중요해지며
결국 패링을 숙련하지 못하면 적들을 처치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타협한 부분들이 보이는 리소스
게임 내에 힘을 준 부분과 힘을 뺀 부분들의 차이가 너무 크다.
맵을 이동 하다 가끔 턱턱 캐릭터가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부분들이라던지
각종 어색한 필드 모션들을 볼 때마다 흐린 눈을 하고 게임을 쳐다보게 된다.

 

7. 평가

재미 : ★★★★☆
스토리부터 인 게임 전투까지 뭐 하나 빠지지가 않는다.
요 근래 이 정도 재미로 만들어진 판타지 장르는 찾아도 없을 수준.

게임성 : ★★★★
두 마리 토끼를 정말 잡아버린 모습.
턴제 작품을 원해도 만족할 수 있는 깔끔하게 잘 만든 JRPG 시스템과
소울 작품을 원해도 적당히 매콤함을 통해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품성 : ★
출시 3일 만에 100만 장을 팔아 내며 본인들이 초신성임을 입증한 작품
입소문이 단순한 입소문이 아니라는 걸 판매량을 증명하고 있다.

 

8. 개인적인 총평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라면 5월 6일은 어른이날이라죠?
어른이날을 맞이하여 어른이들이 마구마구 고생하는 게임을 리뷰해 보았습니다.

본디 턴제 작품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
이번 작품 리뷰에 있어 애를 먹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소울류 장르를 죽어도 너무 못하는 못된 손가락을 보유한 저로써는
턴제는 즐기고 싶지만 소울의 향기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오늘 저녁에 핫후라이드와 맥주를 먹으면 내일 화장실에서 고생할 걸 아는 그 느낌이었달까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소울은 턴제 작품에 "액션성"과 "도전욕"을 고취시켜 주는
초밥에 인조 와사비가 아닌 생 와사비를 갈아 즐기는 상쾌하고 찡한 향을 내주는 느낌입니다.

타이밍 시스템 덕분에 턴제 게임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액션성이 더해졌고,
패링을 통해 불가능할 것 같은 필드 보스들을 쓰러트리는 맛은 상당히 일품입니다.
게다가 정 패링이 힘들다 싶으면 회피를 사용하고 턴제의 핵심인 턴 전략을 조금 더 이용해도 되구요!

게다가 이번 작품의 핵심이 되는 메인 스토리와 세계관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지만,
그 방대한 정보들을 장황한 설명이 없이 튜토리얼과 컷씬으로 납득시킨 부분이 더 인상적입니다.

영화에서는 초반 20분 안에 관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장치를 배치해야 한다고 하던가요?
이번 작품 역시 초반 20분 안에 유저에게 게임의 전반적인 세계관을 화끈하게 납득시켜 주거든요.

앞서 설명한 단점인 "턴제 작품의 나쁜 버릇"을 오히려 "유저 몰입"으로 바꾸는 부분을 보고
정말 이번 작품은 스토리와 컷씬들은 각 잡고 만들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각종 턴제 작품들에서 느꼈던 레퍼런스와 오마쥬들을 찾는 맛 역시 쏠쏠합니다.
가구를 밟아 정상으로 도달해야 하는 미니게임을 보고 어느 작품이 생각난다거나...
저는 특히 쓰레기통과 상호작용을 하는 걸 보고 어느 기차 게임이 생각났거든요!

하지만 콘솔 위주로 개발한 것이 느껴지는 PC 플레이의 불편함부터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는 길치로써 느껴지는 너무 넓은 형태의 레벨 디자인까지
단점이 크지 않다고 하기에는 몇몇 부분에서 불쾌함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30명이 개발한 AAA를 꿈꾸는 AA+게임이라 생각하면 감지덕지한 수준입니다.
거기에 더해 5만 원짜리 게임이라는 걸 감안했을때는 넘어가 줄 수 있을 정도랄까요?

게다가 고유한 전투 스타일을 보유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물론
전투와 컷신마다 깔리는 배경 음악 역시 정말 잘 뽑혔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만약 누군가 이번 작품에 대해 물어보면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거죠!!

개인적인 리뷰인 만큼 왜 플레이 해야하는가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은 했지만서도...
결국 게임 스토리는 말 안 해주고 대체 뭐가 재밌다는 거지?라고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번 작품은 직접 플레이하시고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최대한 스포일러를 덜었습니다.

어른이날을 맞아 받은 선물처럼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구매해 보셔서 마구마구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르네 누나는 피칠갑을 해도 곱다 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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