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uckgu.tistory.com/114
지난번 포스트인 "게임 기획 윤리에 대한 포스팅"을 읽고 오시면 더 좋습니다.
며칠 전 게임 업계에 짜르봄바 하나가 터졌습니다.
바로 "다크 앤 다커의 프로젝트 에셋 도용 및 반출 사건"(이하 사건)입니다.
간단하게 사건의 진행 상황만을 요약하자면...
1. 넥슨 산하의 서브 브랜드 "민트 로켓"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P3"가 엎어졌다.
2.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디렉터,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총 10인이 퇴사 후 "아이언 메이스" 창립
3. 회사 창립 10개월 후 "다크 앤 다커" 1차 알파 테스트 진행, 4차 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진행 완료
4. 4차 알파 테스트 종료 이후 "사건" 재 점화
입니다.
언뜻 보면 왜 사건이 터졌는지, 이번 사건이 게임 업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왜 이 사건이 현 시점 게임 업계의 뜨거운 감자를 넘어 짜르봄바가 되었는지 애매합니다.
뭐 당연하게도 유저님들이 보시기에 이 사건이 겉만 본다면...
아니 뭐 딱 보니까 넥슨이 넥슨 했네~ ㅋㅋ
돈 안되니까 버리고 잘나가니까 배 아파서 뭐 물고 늘어지는 거야?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이면에는 치명적인 부분이 존재합니다.
바로 "게임 제작 윤리"라는 점이 점화되었는 점 말입니다.
우선 앞서 정리한 타임 라인을 따라 사건에서 집중해야 할 부분만 추려봤습니다.
물론 전부 다 인터넷 찌라시와 입장문을 정리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선 확실한 팩트는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 P3가 엎어졌다."입니다.
이 팩트에 대해 넥슨과 아이언 메이스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넥슨 曰
1. 프로젝트 진행 도중 게임 디렉터가 에셋 및 소스 코드 유출, 내부 직원 이직 종용을 했다.
2. 넥슨은 해당 디렉터를 징계 해고 하였고 유출된 게임을 그대로 진행할 수 없어 프로젝트 리뉴얼을 진행했다.
3. 그러나 아이언 메이스에서 제작한 게임은 P3의 내부 테스트용 게임과 흡사하다 못해 동일하다.
4. 그렇기 때문에 다크 앤 다커는 회사 자산을 유출한 것이다!
아이언 메이스 曰
1.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넥슨 측에서 쥐고 흔드려고 했다.(BM 이슈)
2. 해당 방향성에 염증을 느낀 팀원들은 넥슨에서 탈출하여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3. 우리의 신념과 게임 기획 방향성에 따라 만들어진 게임이 "다크 앤 다커"이다.
4. 또한 우리 게임에 사용된 코드는 0부터 다시 만든 것이고 에셋은 언리얼 마켓에서 구매한 것이다.
이제 두 입장문에서 공통되는 시간대의 사건만 연결해 보겠습니다.
우선 타임라인에 따라 연결되는 부분은 넥슨의 1,2와 아이언 메이스의 1,2가 연결됩니다.
사실 내부자가 아닌 이상 각 입장문의 1,2의 팩트 검증은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습니다.
회사 내부의 사정 때문에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말고 하는 건 비일 비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넥슨 직원의 폭로로 밝혀진 1,2의 사건 진행 중 눈여겨 볼만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메인 디렉터의 징계 해고"라는 점입니다.
내부자의 말을 정리하여 세부 내용만 뽑아 봤습니다.
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0467289?m=all&t=now
1.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내부 소스코드 및 에셋 유출을 시도했고...
2. 해당 프로젝트로 클리어언트와 미팅까지 진행해서 계약금을 확보해 두었고...
3. 그 계약금을 빌미로 현재 팀원들에게 이직을 종용했다...
이 세 가지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되겠네요.
이것만 본다면 엄연히 "직업윤리" 위반으로 인한 사건이 될 수 있었습니다.
회사 내부 정보를 가지고 장사를 하려고 했던
어쩌면 쥐고 흔든 건 디렉터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쪽 말만 들을 수 없습니다.
아이언 메이스 측의 입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크 앤 다커 디스코드 전문 및 디스 이즈 게임 기사에 따라 나열해 보겠습니다.
https://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4/?n=167675
1. 징계를 받은 직원은 "별도"의 문제이다.
2. 또한 팀원들과 새롭게 회사를 차린 이유도 "방향성(특히 BM)"의 문제이다.
3. 모든 코드 및 에셋 또한 새롭게 만들었다.
이 세 가지가 디스코드 전문 및 기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앞서 말한 넥슨의 모든 발언은 "개인"에 관한 부분이고 회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부분이며
다크 앤 다커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새롭게 만든 "새로운 창작물"이라는 것입니다.
뭐 정확한 내부 사정을 알지 못하는 제 3자 입장에서는 정말 애매한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각자의 입장은 당연하게도 모두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의견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게임 업계 종사자로서의 의견입니다.
당연하게도 반박 시 여러분의 의견이 모두 맞습니다.
저는 아이언 메이스의 디스코드 전문 중
"AS far as we know you cannot copyright a game genre."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게임 장르에는 저작권이 없습니다.")
라는 점에 주목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발언을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 발언 한 줄로 저는 아이언 메이스라는 회사를 믿지 못하게 되었고,
게임 업계의 "윤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발언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결국
넥슨 측에서 제시한
"우리 게임을 그대로 들고 가서 만든 게 아니냐?"
라는 발언에
너무나도 당당하게도
"어쩔 건데? 코드는 새로 짠 거고 에셋도 다시 만들었는데?"
라 반박한 꼴이며
"어차피 법으로는 제제 못해 병신아! ㅋㅋ"
라고 넥슨 면상에 침을 뱉어버린 희대의 발언급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게임 제작 윤리"에 대한 의견을 나눠 볼 때입니다.
지난번 "탕탕 특공대" 리뷰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넥슨은 이미 BnB로 한번 소송을 진행해
[인 게임 시스템에 대해서는 표절 시비를 가릴 수 없다]는 판결을 만들어 낸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크 앤 다커가 아무리 프로젝트 P3와 유사하다 하더라도
결국 이번 사건에서 시스템과 콘셉트에 대해서 시시비비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윤리"의 문제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바로 [기존에 존재했던 아이디어를 그대로 출시한 것은 상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입니다.
* 이 부분도 내부자의 의견만 보고 도출한 결과이기 때문에 옳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아이디어가 만들어진 시점이 "폐기된 회사의 프로젝트"라는 점은
명백하게도 "회사 돈 받으면서 만든 아이디어"라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하겠네요.
저는 누누이 생각하지만 게임은 "상업 예술"입니다.
그중에서도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상업 예술의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의 메인 콘셉트, 즉 영화로 치면 로그 라인을 짜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하며
그 이유 때문에 게임 업계 특성상 작성하는 "비밀 유지 계약서"라는 게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넥슨이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해당 문서를 작성 안 했을 수는 없을 것이고...
뭐 따지자면 타 직종의 "기술 유출"급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게임 시스템과 콘셉트는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는 부분이고
소송까지 간다면 아이언 메이스가 이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게다가 판례까지 있는 마당에 질 가능성은 더더욱이 낮습니다.
이번 사건이 아이디어 도용이 아니며 다크 앤 다커는 새롭게 만든 게임이라는 선례가 남는다면
한국 게임 업계는 휘청인다 수준이 아닌 "망한다"라고 단언할 수 있겠네요
우선 뭐 더 이상 게임 업계는 투자를 받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왜 처음부터 돈 대주고 게임을 만듭니까?
잘 나갈 거 같은 냄새나면 뒷구녕으로 돈 좀 찔러주면 빼올 수 있는데?
그리고 개짓거리를 해도 돈만 벌면 장땡이라는 선례가 생기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프로젝트 들고 날르면 회사원 월급으로는 만져볼 수도 없는 돈을 쥘 수 있는데?
그리고 법적으로는 아무런 탈 안나는 돈 복사 버그인데?
이 뭐랄까 이번 사건을 비유하자면 "간통"이라 비유하고 싶습니다.
분명 현시점에서 불법은 아니지만 도덕적으로는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뜻이지요
"도둑질하지 마라"라는 자명한 명제가
"남의 여자를"이라는 접두사가 붙으니 불법이 안 되는 이 비도덕의 형태가
게임 업계에서도 "도둑질하지 마라"라는 당연한 이 명제가
"기존의 시스템을"이라는 접두사가 붙으니 불법이 안 되는 것 또한 비슷하네요
적다 보니 워딩이 많이 쎄졌네요.
오랜만에 머리가 뜨끈해지는 업계 이야기를 쓰려니 참 재미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포스팅의 제목의 질문 "게임에도 상도(常道)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있지 X신아"라고 대답해 주고 싶습니다.
돈을 좇는 상업에도 도덕이라는 게 있고, 그게 상도(常道)이며
담배 소매점도 50m는 떨어져서 짓는 게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상업" 예술인 게임 업계에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윤리 짤방 하나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도덕적으로 살라고 강요는 안 할 테니까 윤리적으로 생각은 좀 하고 게임 만들어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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