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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분석

게임 제작 윤리에 대한 고찰 : 게임도 상도가 있나요?

https://buckgu.tistory.com/114

 

예순 아홉 번째 게임 분석 : 탕탕 특공대 / 게임 기획 윤리에 대한 고찰

1. 게임 소개 2022년 8월 9일 출시한 habby 개발, 유통의 로그 라이트 탑뷰 슈팅 게임 2. 지원 플랫폼 모바일(안드로이드, IOS) 3. 과금 요소 부분 유료화 4. 특징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이하 뱀서)의 게임

buckgu.tistory.com

지난번 포스트인 "게임 기획 윤리에 대한 포스팅"을 읽고 오시면 더 좋습니다.

며칠 전 게임 업계에 짜르봄바 하나가 터졌습니다.
바로 "다크 앤 다커의 프로젝트 에셋 도용 및 반출 사건"(이하 사건)입니다.

정말 이런 느낌입니다. 사건의 세부 내용은 지식 세계수 나무위키를 읽어봅시다.

간단하게 사건의 진행 상황만을 요약하자면...

1. 넥슨 산하의 서브 브랜드 "민트 로켓"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P3"가 엎어졌다.
2.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디렉터,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총 10인이 퇴사 후 "아이언 메이스" 창립
3. 회사 창립 10개월 후 "다크 앤 다커" 1차 알파 테스트 진행, 4차 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진행 완료
4. 4차 알파 테스트 종료 이후 "사건" 재 점화

입니다.
언뜻 보면 왜 사건이 터졌는지, 이번 사건이 게임 업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왜 이 사건이 현 시점 게임 업계의 뜨거운 감자를 넘어 짜르봄바가 되었는지 애매합니다.
뭐 당연하게도 유저님들이 보시기에 이 사건이 겉만 본다면...


아니 뭐 딱 보니까 넥슨이 넥슨 했네~ ㅋㅋ
돈 안되니까 버리고 잘나가니까 배 아파서 뭐 물고 늘어지는 거야?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이면에는 치명적인 부분이 존재합니다.
바로 "게임 제작 윤리"라는 점이 점화되었는 점 말입니다.

우선 앞서 정리한 타임 라인을 따라 사건에서 집중해야 할 부분만 추려봤습니다.
물론 전부 다 인터넷 찌라시와 입장문을 정리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논리적인 생각을 다같이 해 봅시다!


우선 확실한 팩트는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 P3가 엎어졌다."입니다.
이 팩트에 대해 넥슨과 아이언 메이스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넥슨 曰
1. 프로젝트 진행 도중 게임 디렉터가 에셋 및 소스 코드 유출, 내부 직원 이직 종용을 했다.
2. 넥슨은 해당 디렉터를 징계 해고 하였고 유출된 게임을 그대로 진행할 수 없어 프로젝트 리뉴얼을 진행했다.
3. 그러나 아이언 메이스에서 제작한 게임은 P3의 내부 테스트용 게임과 흡사하다 못해 동일하다.
4. 그렇기 때문에 다크 앤 다커는 회사 자산을 유출한 것이다!

아이언 메이스 曰
1.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넥슨 측에서 쥐고 흔드려고 했다.(BM 이슈)
2. 해당 방향성에 염증을 느낀 팀원들은 넥슨에서 탈출하여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3. 우리의 신념과 게임 기획 방향성에 따라 만들어진 게임이 "다크 앤 다커"이다.
4. 또한 우리 게임에 사용된 코드는 0부터 다시 만든 것이고 에셋은 언리얼 마켓에서 구매한 것이다.

이제 두 입장문에서 공통되는 시간대의 사건만 연결해 보겠습니다.
우선 타임라인에 따라 연결되는 부분은 넥슨의 1,2아이언 메이스의 1,2가 연결됩니다.

사실 내부자가 아닌 이상 각 입장문의 1,2의 팩트 검증은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습니다.
회사 내부의 사정 때문에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말고 하는 건 비일 비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서 문제 발생!

넥슨 직원의 폭로로 밝혀진 1,2의 사건 진행 중 눈여겨 볼만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메인 디렉터의 징계 해고"라는 점입니다.
내부자의 말을 정리하여 세부 내용만 뽑아 봤습니다.
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0467289?m=all&t=now

 

다크앤다커) 내부자의 P3 사건 타임라인 정리 1~3부 (블라인드 캡쳐)_스압 | 유머 게시판 | 루리웹

1부)2부)3부 완결)+댓글중 일부)진위는 알 수 없으나 증언에 의하면 단순 프로젝트 뿐 ...

bbs.ruliweb.com


1.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내부 소스코드 및 에셋 유출을 시도했고...

2. 해당 프로젝트로 클리어언트와 미팅까지 진행해서 계약금을 확보해 두었고...
3. 그 계약금을 빌미로 현재 팀원들에게 이직을 종용했다...

이 세 가지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되겠네요.
이것만 본다면 엄연히 "직업윤리" 위반으로 인한 사건이 될 수 있었습니다.

회사 내부 정보를 가지고 장사를 하려고 했던
어쩌면 쥐고 흔든 건 디렉터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약간 미생의 김희원씨가 생각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한쪽 말만 들을 수 없습니다.
아이언 메이스 측의 입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크 앤 다커 디스코드 전문 및 디스 이즈 게임 기사에 따라 나열해 보겠습니다.
https://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4/?n=167675

 

다크 앤 다커, 사실은 BM 때문에 넥슨에서 나갔다?

"에셋은 구매한 것... 타르코프가 원조 아닌가?"

www.thisisgame.com


1. 징계를 받은 직원은 "별도"의 문제이다.

2. 또한 팀원들과 새롭게 회사를 차린 이유도 "방향성(특히 BM)"의 문제이다.
3. 모든 코드 및 에셋 또한 새롭게 만들었다.

이 세 가지가 디스코드 전문 및 기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앞서 말한 넥슨의 모든 발언은 "개인"에 관한 부분이고 회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부분이며
다크 앤 다커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새롭게 만든 "새로운 창작물"이라는 것입니다.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부조리에 맞서 새롭게 태어난 형제들의 느낌입니다.

뭐 정확한 내부 사정을 알지 못하는 제 3자 입장에서는 정말 애매한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각자의 입장은 당연하게도 모두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의견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게임 업계 종사자로서의 의견입니다.
당연하게도 반박 시 여러분의 의견이 모두 맞습니다.

저는 아이언 메이스의 디스코드 전문 중
"AS far as we know you cannot copyright a game genre."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게임 장르에는 저작권이 없습니다.")
라는 점에 주목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발언을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내가 제대로 본게 맞어...?

이 발언 한 줄로 저는 아이언 메이스라는 회사를 믿지 못하게 되었고,
게임 업계의 "윤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발언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결국
넥슨 측에서 제시한
"우리 게임을 그대로 들고 가서 만든 게 아니냐?"
라는 발언에

너무나도 당당하게도
"어쩔 건데? 코드는 새로 짠 거고 에셋도 다시 만들었는데?"
라 반박한 꼴이며
"어차피 법으로는 제제 못해 병신아! ㅋㅋ"
라고 넥슨 면상에 침을 뱉어버린 희대의 발언급이라 생각합니다.

전쟁 노래 부족은 죽음의 면상에 침을 뱉지만 우리는 넥슨 면상에 침을 뱉는다.

여기서 "게임 제작 윤리"에 대한 의견을 나눠 볼 때입니다.
지난번 "탕탕 특공대" 리뷰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넥슨은 이미 BnB로 한번 소송을 진행해
[인 게임 시스템에 대해서는 표절 시비를 가릴 수 없다]는 판결을 만들어 낸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크 앤 다커가 아무리 프로젝트 P3와 유사하다 하더라도
결국 이번 사건에서 시스템과 콘셉트에 대해서 시시비비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윤리"의 문제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바로 [기존에 존재했던 아이디어를 그대로 출시한 것은 상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입니다.
* 이 부분도 내부자의 의견만 보고 도출한 결과이기 때문에 옳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아이디어가 만들어진 시점이 "폐기된 회사의 프로젝트"라는 점은
명백하게도 "회사 돈 받으면서 만든 아이디어"라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하겠네요.

저는 누누이 생각하지만 게임은 "상업 예술"입니다.
그중에서도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상업 예술의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의 메인 콘셉트, 즉 영화로 치면 로그 라인을 짜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하며
그 이유 때문에 게임 업계 특성상 작성하는 "비밀 유지 계약서"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입사할 때 썻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넥슨이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해당 문서를 작성 안 했을 수는 없을 것이고...
뭐 따지자면 타 직종의 "기술 유출"급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게임 시스템과 콘셉트는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는 부분이고
소송까지 간다면 아이언 메이스가 이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게다가 판례까지 있는 마당에 질 가능성은 더더욱이 낮습니다.

이번 사건이 아이디어 도용이 아니며 다크 앤 다커는 새롭게 만든 게임이라는 선례가 남는다면
한국 게임 업계는 휘청인다 수준이 아닌 "망한다"라고 단언할 수 있겠네요

진짜 망한다니까?

우선 뭐 더 이상 게임 업계는 투자를 받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왜 처음부터 돈 대주고 게임을 만듭니까?
잘 나갈 거 같은 냄새나면 뒷구녕으로 돈 좀 찔러주면 빼올 수 있는데?

그리고 개짓거리를 해도 돈만 벌면 장땡이라는 선례가 생기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프로젝트 들고 날르면 회사원 월급으로는 만져볼 수도 없는 돈을 쥘 수 있는데?
그리고 법적으로는 아무런 탈 안나는 돈 복사 버그인데?

이 뭐랄까 이번 사건을 비유하자면 "간통"이라 비유하고 싶습니다.

분명 현시점에서 불법은 아니지만 도덕적으로는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뜻이지요

"도둑질하지 마라"라는 자명한 명제가
"남의 여자를"이라는 접두사가 붙으니 불법이 안 되는 이 비도덕의 형태가
게임 업계에서도 "도둑질하지 마라"라는 당연한 이 명제가
"기존의 시스템을"이라는 접두사가 붙으니 불법이 안 되는 것 또한 비슷하네요

적다 보니 워딩이 많이 쎄졌네요.
오랜만에 머리가 뜨끈해지는 업계 이야기를 쓰려니 참 재미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포스팅의 제목의 질문 "게임에도 상도(常道)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있지 X신아"라고 대답해 주고 싶습니다.

돈을 좇는 상업에도 도덕이라는 게 있고, 그게 상도(常道)이며
담배 소매점도 50m는 떨어져서 짓는 게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상업" 예술인 게임 업계에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윤리 짤방 하나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도덕적으로 살라고 강요는 안 할 테니까 윤리적으로 생각은 좀 하고 게임 만들어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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