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itas Vos Liberabit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요한복음서 8장 31절 -
https://x.com/WeaselPit/status/2105045090192261211
X에서 Weasel Pit - Wishlist Iron Pilgrim on Steam(@WeaselPit) 님
x.com
이번 글의 화두가 되는 X 포스팅입니다. 확인해 보시면 더욱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
얼마 전 인터넷을 떠돌다 재미있는 포스팅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직접 포스팅을 찾아보았다기 보다는 인터넷 서핑 도중 발견한 글이지만 말이죠!
이번 포스팅 가장 앞에 배치된 링크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인디 게임 개발 도중에 발생한 어쩌면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사건의 개요는 대충 이렇습니다.
1. 인디게임 개발자가 본인의 개발 과정과 데모 영상을 X에 업로드했다.
2. 그 개발 과정을 본 모 익명의 유저가 해당 개발자에게 협박 메일을 보냈다.
3. 협박의 내용은 "200불을 지급하지 않으면 당신의 게임을 먼저 스팀에 등록하겠다." 라는 것!
으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여기까지만 살펴본다면 개발을 같이 하던 동업자 사이에서 발생한 다툼인가?
아니면 먼저 개발을 진행하던 인디 게임들 간의 기싸움인가?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번 문제에서 가장 핵심은 다른 부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데모 영상을 통해 학습시켜 복제한 게임"이라는 것 말이죠.

이러한 시선 때문에 이번 사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돈을 주지 않으면 자네의 게임을 먼저 출시하겠다."라는
이른바 얼토당토않지만, 오히려 무섭게 다가오는 이 협박메일 말입니다.
이런 협박성 메일이 요즘 1인 개발, 인디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에게 많이 온다고 합니다.
단순히 이번 협박 사건이 독특한 사례가 아니라, 업계 스탠다드가 되어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동안의 "기술을 훔친다."라고 표현하던 사건들의 경우에는 단순했습니다.
내부자가 타 회사와의 컨택 또는 더 많은 수익에 눈이 먼 프로젝트 내부자의 변심을 통해
결국에는 원작보다 더 빨리 출시해서 독점적인 권한을 가지게 되는 것이 보통의 일례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내부자도, 그리고 거대한 프로젝트도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싶네요.

이번 사건에서 협박의 진행은 이렇습니다.
1. 해당 프로젝트의 짧은 영상(30초 ~ 1분)을 확보한 이후,
2. 해당 영상을 AI에게 학습시켜 비슷한 장르의 시스템과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한 뒤,
3. 해당 시스템에 더해 원작과 유사한 리소스까지 만들어 협박을 진행한다.
라는 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 되겠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입장에서는 에이 말도 안 되는 편법으로 이렇게 돈을 편취한다고?
사실상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놈들이랑 다를 게 뭐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협박자들이 쥐고 흔드는 건 "창의성"이 아니라 "두려움"이라고 생각 듭니다.
스팀에서는 먼저 등록된 작품이 저작권을 요구하여 유사한 장르에 대한 신고를 진행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같은 시스템, 그리고 동일한 리소스라면 당연하게도 신고는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거든요.

여기서 이 게임이라는 장르의 특수성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시스템에는 특허를 낼 수 없다."라는 만인을 위한 게임의 황금률 말입니다.
WASD로 이동을 하는 시스템에 특허가 없지만 누구에게나 익숙하듯이,
몬스터에게 락온을 걸고, 적당한 타이밍에 방어를 하면 패링하는 시스템이 보편화되었듯이,
게임이라는 장르를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 이 시스템들은 널리 퍼져 사용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게임의 저작권이라는 것 역시 누가 먼저 만들었느냐가 원조를 가리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더 나아가 이 시간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 협박 역시 가능하게 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이 협박이 어쩌면 근거 없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스팀 페이지에 등록하기 위한 페이지 개설료가 100달러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협박범은 성공할지도 모르는 게임을 100달러의 돈을 내서 등록을 하고,
더 나아가 100달러 이상의 수익을 낼지도 모르는 게임에 배팅을 해야 한다는 뜻이거든요.
하지만 1인 개발을 하는 유저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후발주자가 된다."를 넘어
이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이른바 "본인의 게임이 빼았긴다."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스스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열정을 불태우며 작품을 만들었지만,
단 몇 분 만에 본인의 게임이 베껴지고, 그 게임이 다른 사람의 명의로 올라간다?
과연 이 상황에서 창작의 열의가 다시 한번 타오를 개발자가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 "황금율의 붕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오딧세이"에서 말하던 제우스의 법이 무너지고, 청동기의 시대가 끝이 나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집에 찾아온 이를 환대하라는 이 사람 간의 신뢰에 근거한 법이 특정 인물들에 의해 곡해되고 오남용 되고,
더 나아가 황금률을 이용해 집으로 들어와 무자비한 학살을 하던 "바닷사람"들의 이야기처럼
이번 사건은 단순히 저작권의 수준을 넘어 게임 업계에 경종을 울릴 사건처럼 보입니다.
이 인디 게임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이런 협박에 굴해 모두 사라지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훗날 새로운 시스템 그리고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까요?
또한 지금에야 인디 게임들을 상대로 협박이나 하는 이 AI를 이용한 협박메일이...
더 발전될 AI를 활용하여 AAA게임까지 무차별적인 블랙메일을 발송하는 것이 메인 스트림으로 올라온다면...?

저 역시 AI를 활용한 게임 제작 블로그 포스팅을 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특히나 저는 제작 과정에서 사용한 기획서, 코드, 데모까지 모두 다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AI는 "말할 수 없는 상대와 이어질 수 있게 해주는 언어"였습니다.
과거에는 라틴어, 요즘 오타쿠들에게는 일본어와 같이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게 해 주는 수단"이랄까요?
코드를 모르는 이들이라도, 심지어 게임 개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게임을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걸 전달하고 싶어 진행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데 이 AI를 활용한 돈놀이가 순수한 놀이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절망을 안겨주고 있네요.

이번 포스팅을 열어본 말은 여타 대학들의 표어로도 유명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성경에서 발췌된 어쩌면 가장 유명할 수도 있는 표어로 시작해 보았습니다.
저는 요즘 개발되고 있는 LLM을 말 그대로 21세기의 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지식의 방대함이 아닌, 컴퓨터라는 매개체를 그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코딩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프로그래밍을 통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누구나 환영하는" LLM의 특성상 도덕적인 인간만이 사용하는 건 아닐 겁니다.
단순이 이번 사건만 보더라도 누가 봐도 도덕적이지 못한 행위인 건 납득하실 겁니다.
이처럼 이 진리가 오히려 타인에 의해 곡해되고, 어쩌면 나를 억압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면,
과연 이 진리가 완벽한 진리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의심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심히 살펴보면서,
앞으로의 이 사건들에 대해서 조금 더 조사해 보고, 업데이트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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